태조 이성계가 고려의 수도 개경에서 한양으로 수도를 옮긴 이래 오늘날까지 600여 년 동안 우리나라 수도의 역할을 해 오고 있는 서울. 당시 도읍지 및 주거지 선정에 큰 영향을 미쳤던 풍수지리(風水地理) 사상에 의해 지금의 서울이 조선의 도읍지가 되었는데요. 한양은 위치적으로 나라의 중앙에 있으며 큰 강이 흘러 교통과 용수 공급에 용이하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방어에 유리한 명당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었습니다.이번 창의여행 시간에는 이성계가 반한 서울이 품고 있는 풍수지리의 면모를 찾아 떠나봅시다.
궁궐 주요 전각에 무쇠로 만든 큰 독을
놓아 물을 담아두었다. 화마가 그 물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고 놀라 도망가도록
하기 위함이다.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앞에는
해치상이 세워져 있다. 경복궁을
보호하기 위해 재앙과 화재를
막는다는 해치를 둔 것이다.
광화문 앞에 펼쳐진 세종로는, 한양의 남쪽을 수호하는 사신(四神)인 남주작의 이름을 따 주작대로로 불렸습니다. 주작대로 주변에는 6개의 중앙 관청인 육조의 관아들이 늘어서 있어 ‘육조거리’라고도 불렸답니다. 현재에도 세종로 일대에는 정부서울청사 및 외교부를 비롯한 주요 공공기관과 언론사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과거 이 곳의 역할이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인데요. 이 밖에도 경복궁 일대에서 역사를 관통하는 흔적들을 발견해보는 건 어떨까요?
종묘를 견학할 때에는 문화 해설사와 함께 관람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별도의 안내 서비스가 없어서 외관과 안내판에 적힌 내용들만 보고 종묘를 이해하기엔 어려움이 있습니다. 문화 해설사는 시간제 예약 관람제로 운영되니 종묘관리소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진행해 주세요. 종묘 정문부터 곳곳을 연결하는 신도(神道)는 가운데 부분을 높여 세 줄로 나눈 길로, 중앙의 가장 높은 길은 돌아가신 왕이 다닌다고 하여 왕과 왕세자도 이 길을 피해 다녔다고 합니다. 종묘는 복잡한 건축물은 아니지만 이처럼 특별한 의미가 새겨진 비밀 장소들이 있습니다. 학생들과 역사 탐험대가 되어 종묘 곳곳을 주제별로 탐구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활동이 될 것 입니다.
풍수지리 사상에 따르면 명당이란 산이 사방을 에워싸고 작은 하천들이 모여 흘러 나가는 입구가 남쪽으로 터져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 명당의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 바로 조선의 도읍지 한양입니다. 남산에 올라 서울을 감싸고 있는 내사산과 외사산을 학생들과 함께 찾아보세요. 남산에서 서울을 내려다 보면 서울의 지형과 산세를 전체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답니다. 이번 답사 코스였던 경복궁과 종묘를 포함하여, 서울의 곳곳이 풍수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생생한 체험 학습을 해보세요.